1. 나는 저출산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14세기에 흑사병으로 유럽 인구의 1/3이 줄었지. 일손은 필요한데 일할 사람이 줄어들어서 농노의 지위가 올라갔고 르네상스도 그 즈음 시작됐어.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는 지금의 과도한 경쟁을 줄어들게 할 거야. 라고 말했다가 그럼 너는 인구 대학살을 해야한다는거야?? 와 무서운 사람이네ㅋㅋ 라는 말을 들었다. 왜 그렇게 되는 건데... 분명 저출산 얘기라고 했건만 웬 학살..? 그래서 그게 아니고 저출산이 생각만큼 심각한 문제가 아니란 거지 라는 식으로 말하다가 계속 이상하게 보면서 저런식으로 말하길래 입을 닫아버렸다.

 내가 생각하는 저출산이 문제가 아닌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지금 4차 산업혁명을 추진하는 추세고, 정부가 이렇게 나서지 않아도 곧 로봇과 컴퓨터가 상당수의 직업을 대체할 것이다(벌써 많이 대체되었다). 점점 일자리는 줄어드는데 인구가 늘어나면 경쟁은 심화되고 임금은 줄어들 것이다. 사람들이 출산 안해서 인구 줄어들면 반대일 거고. 야 그러다 우리나라 사람들 멸종하면 어떡함ㅜㅜㅜ 할 수도 있지만 지금 당장 그걸 걱정할 만큼 급하지도 않고 인구가 감소해서 여유로운 사회가 되면 살기 좋으니까 자연히 많이 낳지 않을까? 이미 비슷하게 베이비붐이라는 선례가 있잖아.


2-1. 나는 역사와 사회의 발전에 묻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랬는데 지금 그 바람대로 살고 있지 않은 것 같아 부끄럽다. 촛불집회에 꾸준히 나가는 사람들을 뉴스로 보며 나도 꼭 나가야지 했는데 난 뭐가 겁나서 그렇게 미뤘을까? 당연한 일이었는데. 간신히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날 국회 앞 집회에 나갔다. 한 번이었지만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 아 난 사안의 당위보다도 내 마음의 편안함을 위해서 움직이는 것 같다.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를 항상 지켜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 부끄러운 줄 알으라면서. 


2-2 난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페미니즘에 관심은 있다. 술은 먹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말? 내가 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지 못하냐면 지식 부족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내가 겁쟁이라서 그렇다. 나는 여고를 졸업하고 남녀공학인 대학교에 갔는데 내 전공 과는 여학생이 더 많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목소리가 더 커서 그런 것인지, 과의 분위기를 이끄는, 즉 주류는 남학생이다. 이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난 다만 놀랐을 뿐인데, 이유는 상기했듯 여성 수가 더 많은 집단에서 남성이 주류라는 사실이다. 나는 어떤 집단에서 그저 남성이 더 많으면 남성, 여성이 더 많으면 여성이 주류가 되겠거니 생각을 해왔기 때문이다. 절대다수가 아니더라도. 아무튼 이 얘기를 한 것은 이게 내가 겁쟁이인 것에 가장 큰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주변에 (안 친한!) 남성들이 많아졌고, 내가 속한 집단에서 주류로서 활동하기 때문에, 눈 밖에 나면 (3년하고도 8개월을 더 다녀야 하는) 학교생활이 골치아파진다는 생각이 날 겁쟁이로 만든 것이다. 부끄럽다. 


 그리고 페미니즘에 관한 논의는 현실보다는 주로 SNS(특히 페이스북)에서 이루어지는데 거기선 항상 진흙탕싸움이 일어난다. 그니까 한마디로 진흙묻기 싫어서 나는 또 침묵하고 지나가는 것이다. 진흙을 던지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하고 싶어도 말이다. 아 부끄러워.


결국은 지금 할 수 있는 건, 그리고 가장 먼저 해야하는 건 어쨌든 책 읽기이다. 그런데 대체 언제 읽을 지...


3. 지금은 신분제 없이 평등한 사회라고는 하지만 수저계급론이 유행하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현실은 신분'제도'만 없지 실질적으로는 신분사회나 마찬가지 아닌가? 극빈층, 서민, 부유층 혹은 재벌. 이 3계급이 나뉘는 기준은 돈이다. 신분제가 있었던 전근대사회도 돈이 문제였다. 납세의 의무는 양반은 없었고 평민에게만 있었다. 천민은 그냥 재산 그 자체였고. 이는 서구사회도 마찬가지였다. 어찌됐든 시대를 막론하고 신분의 구별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돈인 것이다.  

 자본주의에서 불평등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근데 문제가 무엇이냐? 원론적으로 자본주의에서 말하는 불평등은 '노력에 따라 각기 다른 보상을 받는 것'이다. 출발선이 같은 상태에서 내가 하는 만큼 보상을 받는 것=결과의 불평등이다. 지금 현실에서 문제가 되는 불평등은 '노오력해도 안된다'는 불평등, 즉 아예 출발점이 다른 기회의 불평등이다. 전자의 불평등과 후자의 불평등은 근본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복지를 확대해야한다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은 후자의 불평등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 사람들한테 빨갱이라느니 하는 사람들은 맥락을 완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평등사회로 나아가잔 말이 자본주의 타도하고 공산주의 하자 가 아니지 않나. 오히려 기회의 평등을 실현해 원래의 자본주의의 취지를 되찾자는 말을 하고있는 것 아닌가? 


모두 개인적인 의견이다. 나는 위 문제들에 관한 전공자도 아니고 그냥 혼자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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