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짧아서 아쉬웠던 전시. 별로였으면 아쉽지도 않았을 텐데 정말 좋았다.


 내가 생각하는 예술의 기준은 1. 아름다운 것 2. 의미가 있는 것 이다.

1은 의미가 없더라도 아름다우면 예술이라 할 수 있다. '아름다움'은 꼭 예쁜 것이 아니어도 된다. 저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게 마련이다. 아름다운엔 기준이 없으니 말이다.

2는 겉보기에 추하더라도 어떤 의미나 의도를 내포하고 있으면 예술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추함에도 기준은 없다. 외관의 추함과 아름다움은 관람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



 가장 좋은 건 아름다우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올라퍼 엘리아슨의 작품이 바로 그랬다. 겉보기에도 굉장히 아름다우며, 작품 제목을 통해 알 수 있는 작가의 의도도 비교적 명확하다.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기 보다는, 작가의 발상, 어떤 느낀 점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어렵지 않다.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전시는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그 이유는 아름답기 때문만은 아니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관람자와 관람시점에 따라 보여지는 상태가 다르다. 다시 말하자면, 누가, 언제 작품을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것이다.


당신의 미술관 경험을 위한 준비, 2014
당신의 미술관 경험을 위한 준비, 2014
당신의 미술관 경험을 위한 준비, 2014
당신의 미술관 경험을 위한 준비, 2014

 대표적으로 <당신의 미술관 경험을 위한 준비>는 빛이 프리즘을 투과하면서 벽에 빛무리를 만드는 작품이다. 프리즘은 천천히, 끊임없이 회전하며, 따라서 벽에 비춰지는 빛의 이미지도 매 순간 달라진다. 같은 장면이 절대 나타날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카메라에 완전히 안 담긴다. 꼭 눈으로 봐야 한다.




 <무지개 집합>, <환풍기>, <부드러운 나선/강한 나선> 등의 작품들도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움직이며, 움직이지 않는 작품들도 거울, 그림자 등으로 매번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리움 소개에 따르면, 올라퍼 엘리아슨이 가장 강조하는 메시지는 '현재성'이라고 한다.




 이전엔 그림이나 사진같은 '관람'하는 전시를 좋아했지 이런 참여하고 체험하는 류의 전시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참여형 전시는 항상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내가 작품의 일부분이 된다는 것으로부터 무엇을 느껴야 할지 모르겠으니까. 그런데 몇 번의 체험 혹은 참여형 전시를 다녀오고 나서, 그리고 이 전시에서, 그냥 즐기기만 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했다. 기분도, 모든 감각도 즐거웠다. 그래서 짧은 게 너무 아쉬웠다. 그리고 자신감! 앞으로 난 현대미술을 잘 즐길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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