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직한 편이다. 난 내가 너무 솔직해서 가벼운 사람으로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솔직해지지 않기로 했다. 그랬더니 너무 답답했다. 내 감정과 생각과 나의 취향들 시시콜콜하고 재미없는 순간들을 나 혼자 담아 두어야 한다니. 하지만 이런 것들을 모두 내보이면 너무 자주 내보이면 그렇게 가벼워 보일 수가 없을 것이다. 사람은 남에게 관심이 없다. 관심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은 것들을 시시콜콜히 쏟아내면 얼마나 귀찮을까. 아 나는 남의 시선도 잘 의식한다. 


 나는 도피처가 필요해. 아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나의 조각조각을 드러내기가 무섭다. 오히려 모르는 사람들 앞으로도 모를 사람들은 겁나지 않는다. 인터넷은 무섭다. 이제 안 볼 사람들과도 연이 닿는다. 불필요한 인연의 실가닥이 싫다. 아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지니까. 그래서 자꾸 나는 날 아는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닫힌 곳으로. 도피처를 찾아서! 그게 내가 페이스북을 안 하려 하고 이곳을 만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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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는 중요해. 어느 누구라도 어떤 사이라도 절대 모든 걸 공유할 정도로 가까워서는 안된다. 나는 나보다 솔직한 사람을 만난 적 없다. 나는 언제나 필요 이상으로 솔직했고 늘 후회했다. 오늘도 쓸데없는 소리를 (나 혼자) 많이 했군! 


 지금 내가 사는 이곳은 아는사람이 가족 외에 정말로 한 명도 없다. 그래서 나는 나를 닫아두는 것에 능숙해졌다고 생각했 는  데

가끔 서울로 올라가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내면이 줄줄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바늘로 찌른 물풍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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